‘행정통합 일타강사’ 자처한 김태흠 충남지사, 재정·권한 이양 없는 통합은 반쪽

(사진 설명 : 김태흠 충남지사 유튜브캡처 인용)

김태흠 충청남도 지사가 ‘행정통합 일타강사’를 자처하고 나서며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당위성과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특별법안의 쟁점을 도민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해 지난 20일 개인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왜 합치나’부터 ‘재정 팩트체크’, ‘권한 팩트체크’, ‘졸속추진’, ‘여야 특위 구성 및 대국민 호소’까지 총 5교시 형식으로 구성됐다.

김 지사는 영상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수도권 집중 현상을 ‘블랙홀’에 비유했다. 그는 “돈과 사람, 기회가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대로 두면 지방은 버티기 어렵다”며 “저출생·고령화,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강력한 지역 구심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의 통합을 통한 ‘초광역 지방정부’ 출범이다.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특별시 체제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다만 김 지사는 “통합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가 재정과 핵심 권한의 과감한 이양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양도소득세 100%, 법인세 50%, 부가가치세 5%를 특별시에 이양해 매년 약 9조 원을 항구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59대 41), 일본(63대 37) 수준의 국세·지방세 구조로 가야 실질적인 자치분권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중앙정부 권한 이양 문제도 지적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그린벨트 해제 권한 등 핵심 사안이 통합특별시에 부여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상당수 조항이 구속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환경·중소기업·노동·보훈 등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과 인허가 의제 권한도 중앙정부의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어 실질적 자치권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정부·여당의 ‘선(先)통과 후(後)보완’ 기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일단 법을 통과시키고 나중에 보완하자고 하지만, 이후에 제대로 보완되지 않으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회 내 여야 동수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촉구했다. 재정경제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여러 부처의 권한과 재정이 직결된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 자체에는 찬성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정치공학에 휘둘리고 시간에 쫓긴 졸속 통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행정구역만 합치고 재정과 권한은 중앙에 종속된 상태라면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도, 균형발전도 실현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규모의 통합’이 아닌 ‘권한의 통합’을 요구하는 김 지사의 메시지가 향후 입법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충청방송=유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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